티스토리 뷰
목차

포르투갈은 온화한 기후, 비교적 저렴한 생활비, 쉬운 시민권 취득 조건(5 년 거주) 덕분에 2020년대 들어 가장 ‘핫’한 유럽 이민지로 떠올랐습니다. 다만 2023~25년에 법이 크게 바뀌어 최신 버전으로 변경된 내용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.
1. 주요 이민 루트 네 가지
먼저, D7 비자(소득·연금형)는 ‘투자 없이 정착’하고 싶은 분이 가장 많이 선택합니다. 포르투갈 최저임금(2025년 기준 월 870유로) 이상을 ‘근로가 아닌 수동적 소득’으로 1년 내내 증명하면 되는데, 여기서 말하는 수동 소득은 국내외 임대료·배당금·연금 같은 고정 수입을 뜻합니다. 1차 거주 허가는 2년, 이후 3년 단위로 연장해 총 5년을 채우면 영주권이나 시민권 문을 두드릴 수 있습니다. 비용 부담이 가장 낮고 가족 동반도 쉽다는 장점이 있지만, 재택근무나 프리랜서 수입은 D7 요건에서 제외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.
두 번째는 D8 디지털 노마드 비자입니다. 최근 3개월 동안 평균 월 3,480유로(최저임금의 네 배)를 해외 원천소득으로 벌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합니다. IT 업종과 온라인 프리랜서에게 유리하지만, 소득요건이 D7보다 훨씬 높고 “해외에서 벌어들인 돈”만 인정된다는 제한이 있습니다.
세 번째 루트는 익숙한 골든비자입니다. 2023년 법 개정으로 부동산 투자는 더 이상 허용되지 않고, 대신 벤처캐피털·사모펀드에 50만 유로 이상 투자하거나 포르투갈에서 10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해야 합니다. 한 번 투자하면 연간 14일 체류만으로도 요건을 충족할 수 있고, 가족 동반과 시민권 5년 규칙도 동일해 ‘거주 의무가 적다’는 점이 최대 매력입니다. 반면 초기 자본이 크고 적합한 펀드를 고르는 과정이 까다롭습니다.
네 번째는 D2 기업가·스타트업 비자입니다. 포르투갈에 법인을 세우고 최소 5 만 유로 안팎의 자본금을 투입해 사업계획을 제출하면 되는데, 기업 활동 실적에 따라 세제 혜택이 주어집니다. 다만 사업을 실제로 지속해야 하므로 ‘서류용 페이퍼컴퍼니’는 허가를 받기 어렵습니다.
2. 2025년 세제 — NHR 종료와 ITS 도입
2025년 3월 31일을 끝으로 ‘10년 고정세’로 유명했던 NHR(비거주자 세제 특례) 제도가 신규 신청을 받지 않습니다. 대신 ITS(이노베이션·과학 인재 세제) 로 옷을 갈아입는데, 해외 근로소득 등에는 20 % 고정세율이 유지되고, 일정 연구·R&D분야 종사자에게만 적용됩니다.
그동안 면제되던 해외 연금 소득은 과세 대상으로 바뀌었습니다. 2024년 말까지 이미 NHR 신청서를 접수한 사람은 10년 혜택을 그대로 이어받을 수 있고, 새로 입국하는 경우에는 ITS 대상 직군인지, 아니면 일반 누진세(최고 48 %)를 적용받을지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.



3. 거주 허가에서 시민권까지의 단계
① 한국에서 120일짜리 장기체류 비자를 받고 입국한 뒤,
② 4개월 안에 AIMA(옛 SEF)에서 생체정보를 등록하고 거주 허가 카드를 수령합니다.
③ 2년 + 3년을 합법적으로 거주해 총 5년이 되면 영주권(Permissão de Residência Permanente)이나 시민권(Nacionalidade Portuguesa)을 신청할 자격이 생깁니다. 이때 포르투갈어 A2 수준(CIPLE 시험 합격) 과 범죄·납세 증명이 필요합니다. 심사 기간은 평균 1~2년이며, 최종 승인이 떨어지면 전 세계 190여 개국을 무비자로 여행할 수 있는 포르투갈 여권을 받게 됩니다.
4. 생활비와 주거 현실
리스본 시내에서 방 하나짜리(T1) 아파트를 임대하려면 월 1,0001,400유로, 교외 지역은 700유로 전후가 시세입니다. 포르투·브라가 같은 북부 도시는 500800유로 수준으로 더 저렴합니다. 대중교통은 리스본 기준으로 ‘나베간트(Navegante)’ 월 정기권이 40유로이고, 사설 건강보험은 30대 남성 기준 월 40유로 선입니다. 거주 카드가 발급되면 국민의료서비스(SNS)에서 기본 진료는 거의 무료, 약값은 일부만 부담합니다. 자녀 교육비는 공립은 무상, 영어·IB 국제학교는 연 7,000~1만 5,000유로를 예상하면 됩니다.



5. 초기 비용 예산(D7 1인 기준)
가장 먼저 비자 수수료로 120유로가 들어갑니다. 세금번호(NIF)와 은행 계좌 개설을 대행사에 맡기면 300유로 정도가 추가되고, 현지에서 집을 빌릴 때 6개월 치 보증금으로 약 4,800유로를 준비해야 합니다. 생활자금 12개월분(약 1만 유로)은 예치해 두어야 하고, 거주 허가 카드 발급 수수료가 200유로입니다. 이를 모두 합치면 대략 1만 5,400유로(한화로 약 2,200만 원 선)가 1인 기준 초기 자금이 됩니다.
6. 장점과 단점 간단 정리
포르투갈은 5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시민권을 받을 수 있고, EU 전역에서 이동·사업이 자유로워 ‘제2의 거점’을 찾는 사람에게 이상적입니다. 또 지방 정착 시 최대 3,000유로까지 받을 수 있는 ‘웰컴 PT’ 보조금처럼 인센티브가 늘고 있습니다.
반면 행정·의료 현장에서 포르투갈어 사용이 절대적이어서 어학비용이 필수라는 점, 수도권 임대료가 2024~25년에만 두 자릿수 상승세라는 점, 그리고 NHR 종료로 고소득자의 절세 매력이 감소한 점은 고려해야 할 단점입니다.
7. 여섯 달 전부터 움직이는 준비 일정
- 이민 6개월 전: 국내 자산 정리와 수입 증빙 6개월 치를 준비하고, 포르투갈 온라인 커뮤니티(Olx, Idealista 등)에서 집을 검색하기 시작합니다.
- 4개월 전: 세금번호(NIF)와 은행 계좌를 개설하고 임대 계약서를 확보한 뒤 현지 의료보험에 가입합니다.
- 3개월 전: 모든 서류를 공증·아포스티유하고 주한 포르투갈 영사관 비자 인터뷰를 예약합니다.
- 1개월 전: 장기체류 비자를 수령하고 항공권·임시 숙소를 확정합니다.
- 입국 후 첫 달: AIMA(출입국 + 이민청) 방문 예약, 국민의료번호(SNS) 신청을 완료합니다.
- 입국 후 4개월 이내: 거주 허가 카드를 받고 세금 신고, 운전면허 교환 등 세부 정착 절차를 마무리합니다.



“D7이라면 월 870유로, D8이라면 월 3,480유로, 골든비자라면 50만 유로 펀드 투자.” 이 세 가지 숫자를 기준점으로 재정 계획을 잡고, 포르투갈어 A2 자격을 동시에 준비하면 5년 뒤 시민권까지 무리 없이 도달할 수 있습니다.
새로운 혜택(ITS)과 달라진 투자 규정을 정확히 이해하고, 서류 준비만 철저히 한다면 포르투갈은 여전히 유럽에서 가장 ‘진입장벽이 낮은’ 이민지 중 하나입니다. 늦지 않은 지금이 기회일지도 모릅니다. Boa sorte!










